#칸나들리 #겨울의 마녀 칸나 X 브래들리
* 해바라기는 사람을 홀립니다.
* 아니메디아 잡지 기사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있습니다.

겨울의 마녀 칸나에게 해바라기를 바치는 브래들리가 보고싶다. 한겨울에 태어나 칸나의 가호를 받던 브래들리가 보답으로 칸나가 단 한번도 보지 못한 진귀한 것을 주고싶어서.. 여름의 마녀가 가꾸는 정원에서 해바라기를 훔쳐오는 그런 이야기. 브래들리가 그 꽃을 들고 찾아온 날은 새하얀 것들 뿐인 세계에 처음으로 한여름의 빛이 들어온 날이겠지.
브래들리는 칸나가 보살피는 지역에서 나고 자라 어려서부터 온통 얼음과 눈 뿐인 칸나의 성에 형형색색 온갖 진귀한 것들을 가져다주곤 했겠지. 보석, 옷감, 아름다운 그림이나 장식품.. 모두훔친것들이었지만 칸나는 자길 위해 이런 것들을 가져다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마냥 기뻤을듯. 브래들리도, 브래들리가 가져온 것들도 칸나 몸집에 비하면 모두 한참 작은 것들이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사랑스럽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사람들은 손버릇이 나쁜 아이라고 브래들리를 싫어했지만 그때마다 칸나의 커다란 손이 브래들리를 감싸줬으면 좋겠네. 자기 손길에 얼거나 부서지지 않게 아주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며 나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를 만나러 와주고, 나를 위해 무언가 가져다 주는건 너희들중에 이 아이 뿐이라고 말하는 칸나.
그리고 칸나에게 입버릇처럼 자기가 성년이 되면 네가 평생 가져보지 못한 대단한걸 선물해주겠다고 큰소리치던 브래들리였으면 좋겠다. 그런게 이 땅에 있겠니? 하고 칸나가 물으면 더 멀리 다녀올거라고 씩 웃으며 칸나 손가락 끝에 입맞추는 브래들리. 네 숨이 닿지 않는, 눈이 내리지 않는 땅까지 갈거야. 조금 오래 걸릴지도 몰라.
브래들리가 떠난 뒤로 수년은 지나고, 칸나는 그동안 한결같이 성에서 브래들리의 발걸음 소리만을 기다렸을듯. 브래들리가 다시 눈이 내리는 땅으로 돌아오면 그 소리는 칸나가 바로 들을 수 있고.. 브래들리가 성으로 찾아오지 않으니 마땅히 할 일도 없어서 하루 온종일 창 밖을 보면서 소리에 집중하는 칸나였겠지.
언제나 겨울인 이 지역과 어울리지 않게 유독 햇살이 따뜻했던 날.. 창가에서 깜빡 잠이 드는 칸나. 작지만 당찬, 익숙한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져서 천천히 눈을 떠보니, 만나지 못한 사이에 훌쩍 자란 브래들리가 등 뒤에 무언가 감추고 칸나를 보고있었으면 좋겠네. 칸나는.. 얼굴과 팔에 생긴 흉터를 어루만져주고싶었지만 브래들리의 표정을 보아하니 그것보다는 저렇게까지 하면서 준비해온 선물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을듯. 칸나가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자.. 예전처럼 그 위로 올라가는 브래들리. 칸나가 제 얼굴 가까이 손을 가져가니까 그때서야 등 뒤에 숨겨둔 해바라기 다발을 보여주겠지.
사실 저어 뒤에 떨어진 노란 꽃잎들을 보긴 했는데도, 난생 처음보는 작고 노란 물체가 뭔지 몰라서 예상도 못했던 칸나였을듯.
이건 뭐야? 처음 보는 색깔이야. 냄새도 좋아. / 여름의 땅에서 훔쳐온 꽃이다. 어때, 이 땅에는 없는 진귀한 물건이지?
너한테 줄게. 이 세상 모든 진귀한걸 너한테 주고싶어.
어째서?
이 성에서 가장 귀한걸 내가 훔칠거거든.
그러니? 기대할게. 그 전에 네 이야기를 들려줘. 이 땅의 바깥엔 뭐가 있었어? 아름다웠어?
글쎄. 이 꽃 말고는 그저 그랬어. 난 새하얀 것들이 더 취향인 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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